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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석 볼빅 대표 "프리미엄 전략, 新 도약 이끌 것"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금융 및 제조업 전문가
볼빅 부임 8개월 만에 정상 궤도 진입 경영
지난해 매출 491억원, MZ세대 집중 공략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홍승석 볼빅 대표이사의 마음이다. 그는 지난해 3월 흔들리고 있는 볼빅의 새로운 소방수로 부임했다. 8개월 만에 정상 궤도에 진입시키는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충북 음성에 있는 볼빅 제1 공장에 불이 나는 악재를 맞았다. 홍 대표는 6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화재가 발생해 단기적인 어려움과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더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더 큰 기회라고 본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홍 대표는 그동안 골프계와 인연이 없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장기신용은행과 솔브레인 저축은행 대표, 제닉 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골프에 푹 빠진 시기는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 끝에 우승한 이후다. 홍 대표는 "TV로 보면서 감동을 했다. 너무 멋있었다"며 "박세리의 우승으로 골프가 스포츠로서 자리를 잡은 시기였다. 박세리 우승 이후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골프를 진심으로 대한다.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필드에 나가 골프의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핸디캡은 12다. 250야드 이상을 보내는 호쾌한 장타가 주무기다. 홀인원도 한 차례 기록했다. 2012년 솔브레인 저축은행 대표로 있을 때다. 경북 경주의 블루원보문에서다. 그는 "140m를 남겨두고 7번 아이언을 친 것이 홀에 들어갔다"면서 "정말 손맛이 짜릿했다"고 떠올렸다.
홍 대표는 스포츠 마니아다. 야구와 축구, 탁구, 테니스 등을 즐긴다. 1990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을 당시엔 그룹에서 진행하는 탁구 대회에서 복식에 출전해 우승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그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가 좋았고, 스포츠 산업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며 "볼빅이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해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부임 직후 볼빅의 장단점을 찾는 데 집중했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는 "밖에서 볼 때도 볼빅은 장점이 많은 회사였고, 기술력과 직원들의 능력이 뛰어났다"며 "다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부분이 조금은 아쉬웠다. 내실만 확실하게 다진다면 훌륭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회사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었다. 시스템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과거 매출 위주의 경영에서 영업 이익을 만드는 구조로 고쳐나갔다. 위탁 판매를 통해 쌓인 재고자산을 털어냈다. 대신 직접 판매하는 비중을 늘려 튼튼한 경영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는 "처음 왔을 때는 열심히 일해도 곳간이 비어가는 상황이었다"며 "위탁 판매를 없애면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볼빅은 지난해 매출 491억원을 찍으면서 서서히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상당히 좋은 성과를 달성했다"면서 "이른 시간 안에 안정이 됐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골프공의 경우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기보다는 세 가지 라인에 투자를 집중했다. 그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제품의 특성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원가 절감의 효과도 있었다"며 "판매와 관리비가 합리적인 수준이 됐다.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재무 구조가 이뤄져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이어 "능력이 뛰어난 젊은 직원들이 똘똘 뭉쳤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볼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모든 힘을 쏟고 있다. 높은 인지도에 비해 선호도는 떨어진다는 자체 진단이다. 그는 "볼빅의 제품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높은 인지도를 높은 선호도로 바꾸는 것이 생존 키워드"라고 힘줘 말했다. 볼빅은 ‘컬러볼 시장’에서 압도적인 ‘넘버 1’이다. 올해는 타이틀리스트가 주름잡고 있는 화이트볼 부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홍 대표는 기존 제품에 충성도가 높은 고객보다는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우리의 타깃"이라며 "프리미엄 전략으로 볼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사 원문: 아시아경제